[기획칼럼] “가로수 보호판, 보호인가 억압인가…이젠 야자매트로 숨쉴 권리를!”
한국공익신문 한성영 기자 | 도심의 길을 따라 나 있는 가로수는 단지 녹지 장식이 아니다. 그것은 도시의 숨결이며 시민의 정서적 쉼터이다. 무더운 여름날 그늘을 드리우고 미세먼지를 걸러내며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시의 숨통을 틔우는 살아 있는 존재다. 하지만 그 발아래에서 벌어지고 있는 ‘침묵의 비극’을 우리는 얼마나 인지하고 있을까? 대다수 도시에서 사용되고 있는 금속 가로수 보호판은 ‘보호’라는 이름 아래 설치된다. 어린 나무가 훼손되지 않도록 외부 충격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문제는 슬그머니 얼굴을 드러낸다. 보호판이 나무의 생장을 방해하고 결국에는 억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잘 들어맞던 금속 틀이 어느 순간부터 나무의 줄기를 죄기 시작한다. 줄기는 자유롭게 굵어질 공간이 없고 뿌리는 밀폐된 흙 안에서 숨도 쉬기 어려워진다. 심각한 경우 금속이 나무의 겉껍질을 찢고 내부를 파고들면서 생명줄을 끊는 사태까지 벌어진다. 이른바 ‘침묵의 살인자’다. 그뿐만이 아니다. 금속 보호판이 밀려 올라오며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판이 뒤틀리면서 도시 미관까지 망가뜨린다. 시멘트 포장면이 갈라지고 도로가 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