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객원교수 |
최근 A 대기업의 건설 현장에서 반복되는 안전사고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며 경북 청도에서는 열차 안전 점검 중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에 대한 수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사후 대응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국가와 사회의 기본 책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예방 중심의 안전 인성교육 문화운동’으로 나아가는 데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나라는 6.25 전쟁 이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지만 1960~80년대에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정도의 고도 경제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성장 중심의 개발 이면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희생된 사건들이 있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 1995년 대구 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 삼풍백화점 붕괴 등은 모두 인재였다.
이에 정부는 1995년 「재난관리법」을 제정하고 관련 부서를 신설했으며, 이후에도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아 2022년부터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있다.
국어사전은 ‘안전’을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안전은 단순히 외부 조건으로만 확보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 내면의 인성에서 비롯된 안전의식이 충만할 때 비로소 안전한 사회공동체가 형성되고 유지될 수 있다.
2015년 제정된 『인성교육진흥법』은 인성교육을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교육”이라고 정의한다.
반면 2017년 제정된 『국민안전교육 진흥기본법』은 안전교육을 “국민이 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재난 및 사고 발생 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는 교육”이라 설명한다.
이 두 가지를 융합한 개념이 바로 ‘안전 인성’이다. 이는 안전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통해 공동체 의식과 행복을 실현하는 가치관 혁명이며 정책 아젠다로서 주목받아야 한다.
안전 인성은 세 가지 영역에서 작동한다.
- 개인 영역: 자기중심성에서 타인 중심성으로 전환하며, 겸손·정직·책임감을 갖춘 인격으로 변화한다.
- 대인관계 영역: 상호 공감과 존중, 소통을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한다.
- 공동체 영역: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질서를 유지하며 국민통합을 이룬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행동을 넘어 조직과 사회의 실천력으로 확산되며 궁극적으로 ‘안전 인성 문화’가 일반화된 선진사회로 나아가는 기반이 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는 신종재난이 상시화된 ‘위험사회’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BCMS(업무연속성관리시스템)와 같은 리스크관리 체계를 갖춘 국가와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조기 수습과 회복탄력성을 갖춘 안전 복지국가로 도약하는 발판이 된다.
이 시대의 핵심은 정직과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인성이다.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신뢰성은 안전의식 내면화와 직결되며, 국가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2030세대의 개인주의가 확산되는 오늘날,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디지털 문해력과 함께 과거 대가족 공동체의 인성이 회복되어야 한다.
8.15 광복절 행사에서 느낀 바와 같이 우리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바탕으로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Bottom-up’ 방식의 공감과 배려가 중심이 되는 안전 인성 교육문화는 한반도의 통일과 지속가능한발전(SDGs)을 위한 필수적 방향이다.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통해 국민의 참여의식을 높이고 ESG 경영 시대에 걸맞은 재난 예방 중심의 국민 안전 인성 운동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강요된 안전”에서 벗어나 “자율적 안전”으로 나아가야 한다. 국민의 마음과 국가정책의 방향이 근본부터 변화되어야 할 때다.
김성제 프로필
○ 서울디지털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객원교수
○ 전)건국대 대학원 안보재난관리학과 겸임교수
○ 서울시립대 대학원 재난과학박사(Ph. D)
○ 소방청 인천부평소방서 근무, 암 수술 공상자
○『교육학개론』,『안전기술과 미래경영』,『ESG 경영전략』공저출판
○ (사)한국ESG학회, (사)소방안전교육사협회 정회원
○ 시인, 수필가, (사)한국문인협회, (사)한무리창조문인협회, 하나로국제문화예술연합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