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익신문 배석문 대기자 |

공공기관의 운영은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비로소 신뢰를 얻는다. 그러나 최근 한전MCS 내부에서 나온 증언은 이 기본이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 초과근무 폐지 지침, 그러나 현실은 과중한 업무
초과근무 폐지 지침이 내려졌지만 실제로는 업무량이 줄지 않았다. 한 현장 직원은 “지침은 지침일 뿐, 현장은 여전히 과부하 상태”라고 토로했다. 주말까지 이어지는 근무와 인력 미충원으로 인해 남은 직원들이 과중한 업무를 떠안고 있다.
해마다 200여 명의 퇴직자가 발생하고, 최근 2년간 의원면직 퇴사자만 200여 명에 달한다.
■ 여직원들의 이탈…서울 현장의 붕괴 우려
서울 지역은 직원의 90%가 여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최근 사표 제출이 급증하면서 조직 운영에 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내부 관계자들은 “협박성 태도와 불공정한 인사가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현 사장의 권역별 순환인사 암시는 근본적인 문제 개선이 아닌 반복적 인사이동으로 불안감을 키우고 사기를 저하시켰다.
“서울에서 경기·강원까지 강제 전출을 시키겠다는 계획은 직원들에게 사실상 퇴사를 강요하는 것과 같다”는 직원의 목소리는 현장의 불안을 대변한다.
■ ESG 경영 위반 및 수의계약 남용
한전MCS는 ESG 경영의 핵심인 투명성과 윤리성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비위 행위가 있었다는 내부 제보가 나왔다. 한전의 다른 자회사에서 함께 일한 동료가 설립한 업체가 고독사 예방 사업을 따내도록 하기 위해 계약을 12개로 쪼개 수의계약을 체결한 정황이 확인됐다.
또한 2023년 2~4월 사장 집무실과 본부장, 저장창고 계정사업 및 본사 사업처 이전 관련 서류 삭제 사업에서도 지인 업체가 맡도록 계약을 분할해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행위는 감사 결과 ‘기관주의’라는 경미한 처분으로 마무리됐지만,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회사에 수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관련 직원은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 반복되는 안전사고
최근 3년간 한전MCS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는 127건에 달한다. 그중 절반은 단순 넘어짐 사고였다. 안전용품 예산은 제때 지급되지 않았고, 퇴임 직전 갑작스럽게 집행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현장 직원은 “안전은 뒷전이고 보여주기식 행사만 남았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것은 최근 2개월 동안 현장 직원 2명이 심정지로 사망한 사건이다. 여기에 더해 서울 사무실에서는 출근한 직원이 몸이 좋지 않아 휴게실에서 쉬던 중 점심 무렵 숨진 채 발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내부증언에 따르면 이를 산업재해 가능성으로 보고 있으며, “과중한 업무와 불안정한 인사 환경이 직원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인력 부족과 퇴사 증가
인력 충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남은 직원들이 과중한 업무를 떠안고 있다. 안전사고 위험과 주말까지 이어지는 근무 속에서 버티지 못하고 자발적으로 퇴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결과다.
내부증언에 따르면 “임기 말 인사 강행은 조직을 더 불안하게 만들 뿐이며,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은 국민을 외면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 조직 확대와 본사 인력 불균형
현 사장이 부임한 뒤 조직은 5개 본부에서 15개 지사로 확대됐다. 그러나 현장 인력은 4000명에서 1000여 명 줄었음에도 본사 인력은 70여 명에서 120명으로 늘어났다. 현장 축소와 본사 확대라는 불균형은 조직 운영의 비효율성을 보여준다.
■ 승진·인사 불공정
최근 3년간 특정 지역 출신만 관리자 승진이 이루어졌다는 지적이 있다. 원칙 없는 ‘깜깜이 인사이동’과 특정 지역 출신들의 본사 근무 집중은 조직 내 불신을 키우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고위 간부 성비위 사건이 은폐된 채 인사이동으로 처리되었다는 내부 증언이다. 이는 조직의 윤리성과 책임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다.
■ 정치적 관리 지시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 관리자들에게 수시로 지역 국회의원들을 관리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는 공공기관 본연의 역할을 벗어난 정치적 행태로, 국민 신뢰를 저해하는 요인이다.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단순한 불만이 아니다. 이는 공공기관 운영의 기본이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 목소리를 외면하는 순간, 공공기관은 더 이상 국민의 기관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 현장의 숨결을 지켜내는 진정성이다.
한편 한전MCS는 인사권 행사와 안전 관리, 인력 충원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하며, 무엇보다 노동자들의 생명과 목소리를 존중하는 운영으로 돌아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