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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연재 칼럼 3편] 내 동네 잔칫상, 이렇게 다시 차리자!

풀뿌리 민주주의를 살릴 ‘5색 비빔밥’의 지혜

한국공익신문 한성영 기자 |

 

 

지난 칼럼에서 우리는 지방선거의 낮은 투표율, 불투명한 공천 시스템, 그리고 유권자의 무관심이 어떻게 ‘자질 없는’ 인물들을 우리 동네 일꾼 자리에 앉히는지를 파헤쳤다.

 

그 결과는 명확하다. 동네 살림은 엉망이 되고 주민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며 정치에 대한 불신은 깊어만 간다.

 

이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누가 우리 동네 잔칫상을 엎어버린 것인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다시 차릴 것인가?

 

답은 단순하지만 실천은 복합적인 ‘5색 비빔밥’ 같은 해법에 있다. 각기 다른 재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건강하고 맛있는 민주주의가 완성된다.

 

가장 먼저 손봐야 할 것은 공천 시스템이다. 중앙당이나 특정 지역위원회의 폐쇄적인 결정 방식으로는 결코 지역의 특성과 주민의 민심을 반영한 후보를 선출할 수 없다.

 

유권자 참여가 대폭 강화된 ‘개방형 국민 참여 공천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일반 시민배심원단이 후보 검증에 참여하고,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극대화하며 필요하다면 중앙당의 승인 없이도 지역 자체적으로 후보를 선출할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

 

이는 ‘우리 동네 일꾼은 우리 손으로 뽑는다’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해법이다.

 

다음으로는 지방의원의 전문성 강화다. 단순히 ‘동네 사람’이라는 이유로 금배지를 다는 시대는 지났다.

 

광역·기초의원 역시 지역 살림을 책임지는 전문가적 역량이 요구된다. 의무적인 ‘지방의원 전문성 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예산 심의, 조례 제정, 행정 감사 등 의정 활동에 필수적인 전문 지식을 습득하도록 해야 한다.

 

단순한 이론 교육을 넘어, 실질적인 정책 연구와 해외 사례 분석 등 실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장기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공무원 위’가 아닌 진정으로 주민을 위한 정책을 생산하고 집행부를 견제할 수 있는 ‘의원다운 의원’을 길러내야 한다.

 

유권자가 후보자를 제대로 알 수 없는 ‘정보 불균형’도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 지역 언론사와 시민 단체가 연합하여 후보자들의 공약, 이력, 재산, 도덕성 등을 심층적으로 검증하고 평가하는 ‘독립적인 온라인·오프라인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객관적인 데이터와 투명한 검증 절차를 통해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한눈에 비교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러한 ‘감시와 정보 제공’ 역할은 자질 없는 후보의 난립을 억제하고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유도하는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 갖춰져도,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 없이는 모래성이다. ‘선거의 날’에만 주권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내 동네 의원이나 단체장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민원이나 정책 제안을 통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역 주민 간 커뮤니티 활성화 온라인 주민 청원 시스템의 적극 활용 등 일상 속에서 정치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들을 모색해야 한다. 높은 투표율은 ‘시민 의식의 지표’를 넘어 ‘정치 개혁의 가장 강력한 동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 정치에 오랫동안 뿌리내린 기득권 구조는 새로운 인재의 등장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존의 정치 지형을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젊은 인재 여성 인재 소수자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정치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정당 차원에서의 인재풀 구축과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은 물론 시민 사회 차원에서도 정치 입문을 돕는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여 ‘유리천장’을 깨고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

 

이 ‘5색 비빔밥’은 어느 하나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각 재료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질 때 비로소 풍성하고 건강한 ‘우리 동네 잔치’가 가능해진다.

 

내년 지방선거는 단지 특정 인물을 뽑는 행사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다시 차리는 잔칫상은 더 이상 ‘형식적인 선거’가 아닌 진짜 선택의 장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의 중심에는 바로 당신의 깨어있는 한 표가 있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 ‘5색 비빔밥’이 실제로 어떻게 유권자의 삶을 바꾸는지, 그리고 풀뿌리 민주주의가 꽃피운 지역의 생생한 사례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정치가 바뀌면 삶이 바뀐다’는 말이 단순한 구호가 아닌 현실이 되는 순간을 함께 들여다보자. 그날까지, 우리 모두가 잔칫상의 주인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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