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4 (일)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전문가 칼럼

[연재 칼럼 2편]표 없는 ‘들러리’ 선거 vs 권리 없는 ‘그들만의’ 공천

풀뿌리 민주주의의 위기

한국언론미디어그룹 한성영 회장 |


 

지난 칼럼에서는 지방선거를 둘러싼 유권자의 답답한 현실과 자질 부족 후보들의 난립이라는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과연 무엇이 우리 동네 살림을 책임질 일꾼을 제대로 고르지 못하게 만드는 걸까요?

 

이는 단순히 유권자의 무관심 만을 탓할 수 없는 보다 복합적인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지방 선거의 투표율은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대선이 70~80%대를 기록할 때 지방 선거는 겨우 50%를 넘기는 수준에 머무릅니다.

 

여기에 더해 지방 선거 후보자들은 중앙 정치인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유권자들은 대부분 후보가 누구인지 어떤 공약을 내세우는지조차 모른 채 투표소로 향합니다.

 

이는 단순한 정보 부족을 넘어 정당들이 유권자에게 후보 정보를 제대로 알리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유력 후보 주변의 나머지 후보들은 ‘들러리’ 처럼 느껴지며 선거는 실질적인 선택의 장이 아닌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하고 맙니다.

 

지방 선거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공천 시스템에 있습니다.

 

지역의 특성과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할 공천이 여전히 중앙당의 입김이나 줄서기 문화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지역 위원회나 특정 세력에 의한 ‘밀실 공천’ 의혹은 끊이지 않고 유권자와는 동떨어진 소수의 당내 인사들이 후보자를 결정하는 구조가 고착화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폐쇄적이고 불투명한 공천은 자질 미달의 후보가 주민의 선택과 무관하게 ‘낙하산’ 처럼 내려오는 통로가 됩니다.

 

결국 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재들이 공천 과정에서 배제되며 풀뿌리 민주주의는 점점 더 멀어져 갑니다.

 

제도적 문제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유권자의 주권 행사입니다. ‘정치 혐오’나 ‘무관심’이라는 이유로 투표를 포기하는 순간 우리는 우리 손으로 자질 없는 이들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셈입니다.

 

실제로 많은 주민들이 자신이 사는 동네의 시의원이나 구 의원 이름조차 모르고 그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도 관심이 없습니다.

 

이러한 무관심은 지방 권력의 부패와 비 효율을 방치하는 가장 강력한 기폭제가 됩니다. 결국 풀뿌리 민주주의는 유권자의 외면 속에 점점 더 위태로워지고 있습니다.

 

낮은 투표율, 불투명한 공천, 유권자의 무관심이라는 삼중고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잔칫상이 자꾸만 망가지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가 잔칫상에 제대로 된 재료를 올리고 잔치 준비를 함께하는 데 소홀했기 때문은 아닐까요?

 

다음 칼럼에서는 이러한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자질 있는 일꾼을 발굴하고 우리 동네 잔칫상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함께 고민해보겠습니다.

 

과연 풀뿌리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할 묘수는 없는 것일까요?

포토 & 영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