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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한성영 정치칼럼 ④ 정당의 옷만 입으면 끝? 지역 정치의 함정!

당색에 가려진 무능, 시민의 눈이 바뀌어야 한다.
지방선거는 사람을 뽑는 자리다.

한국공익신문 한성영 기자 |

 

앞선 칼럼에서 우리는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무책임한 출마 행태를 짚었다. 공약 없는 문자 폭탄, 자금도 없이 잔칫상에 숟가락만 들고 나오는 출마, 그리고 전문성 없이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나서는 무스펙 후보들까지.

 

그런데 이 모든 문제의 뿌리를 더 깊이 들여다보면 ‘정당 중심 정치’라는 구조적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특히 영남과 호남 지역에서 두드러지는 ‘묻지마식 당색 투표’는 지역정치의 고질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지역은 원래 이 당이지”, “다른 당은 말할 것도 없어” 이런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은 탓에 후보자들은 지역을 위한 준비보다 당의 공천을 받기 위한 경쟁에 몰두한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공식이 작동하는 현실 속에서 정치인은 지역보다 당을 먼저 바라보게 된다.

 

문제는 그 공천을 받기 위한 노력의 방향이다. 지역 주민을 위한 봉사와 정책 개발이 아니라 당내 줄 서기와 조직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은 정치가 본래의 목적을 잃고 있다는 증거다. 정당의 옷만 입으면 자동 합격이라는 착각은 지역정치를 중앙정치의 부속품으로 전락시키고 만다.

 

이런 구조 속에서 지역의 진짜 문제는 뒷전으로 밀린다. 낡은 보도블럭, 부족한 교육 환경, 어르신 복지 시설 같은 생활 밀착형 현안은 ‘무슨 당’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동네’의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의 이름표만 믿고 지역이 저절로 나아질 거라 기대하는 건 오산 중의 오산이다.

 

이제는 유권자의 시민의식이 시험대에 오를 때다. “철이 엄마가 찍자고 해서”가 아니라 “우리 동네 미래를 위해”라는 책임감으로 투표해야 한다. 우리가 무심코 던진 한 표가 당의 간판 뒤에 숨은 무능력한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정당은 필요하다. 하지만 지방선거만큼은 정당보다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후보자가 어떤 비전과 정책을 갖고 있는지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은 충분한지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진정성과 자질은 어떤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지방선거는 거창한 이념 논쟁의 장이 아니다. 우리 동네의 삶을 더 풍요롭고 안전하게 만들어 줄 ‘일꾼’을 뽑는 실용적인 과정이다. 정당의 옷이라는 편견을 벗어던지고 사람을 보고, 능력을 보고, 비전을 보고 투표하는 그날이 올 때 우리 지역 정치는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다.

 

잔치에 참여하는 시민 여러분 이번엔 우리 동네를 위한 최고의 요리사를 뽑읍시다. 그게 바로 민주주의의 진정한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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